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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al Cooking 생존요리] 집밥 - 생선 요리 세 가지 요리 survival cooking

집밥 포스팅. 겨울이라 여름만큼 풍족하거나 알록달록하지는 못한 요즘의 식생활. 덕분에 외식비만 많이 들어가고 있다. 심지어 며칠 전에는 꿈에 각종 여름 과일로만 아침식사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 ㅋㅋㅋ 아 빨리 여름이 와서 제철 과일과 채소를 듬뿍듬뿍 먹고싶다!

퇴근길에 어물전에 들렀는데 대구가 싱싱해서 한 마리 사 와서 만든 대구 실버비트 프로슈토 말이 오븐구이. 아스파라거스를 구워 곁들였다. 따로 만들 필요 없이 오븐 용기 바닥에 아스파라거스를 깔고 그 위에 실버비트 잎과 프로슈토에 돌돌 만 대구를 올려 오븐에 넣어두면 동시에 딱 적절하게 익는다. 프랑스에서는 아스파라거스를 주로 삶거나 찌는데, 나는 이렇게 오븐에 굽는 게 젤 맛있는 것 같다. 소스는 팬에 잘게 썬 샬롯을 볶다가 화이트 와인을 붓고 알콜이 날아가면 버터와 레몬즙, 타임을 넣고 섞어 만들었다. 생선에도 타임을 뿌렸는데, 로즈마리도 잘 어울린다. 컴컴한 저녁이라 사진발은 참 안 받았지만 맛있었다.

실버비트는 거대한 시금치 처럼 생긴 비트의 일종인데 이렇게 생겼고



샬롯은 작고 갸름한 적양파처럼 생겼는데 맵지 않고 향긋하다.

나는 생선을 비롯한 해물을 참 좋아하지만 동네에 어물전이 없어서 집에서는 거의 못 먹고, 멀리서 생선을 사온대도 기름진 생선, 붉은살 생선을 좋아해서 주로 연어나 참치, 송어trout 같은 걸 사고 흰살 생선은 잘 안 사는데 대구cod나 도미snapper, 바라문디barramundi, 황새치swordfish나 농어sea bass,그루퍼grouper 같은 흰살 생선은 싱싱한 게 보이면 가끔 산다. 아, 가자미과 생선(광어 가자미 도다리 넙치 등 구별 못함;;;)도 좋아하는데 직장 근처 어물전엔 안 판다 ㅠ.ㅠ 시드니에선 납작한 생선 중 흔히 flounder-영어사전에 도다리라고 나온다만 어학사전을 얼마나 신뢰해야하는지 모르겠다-만 파는 것 같고, 파리에서는 turbot-sole보다 큰 납작한 생선인데 사전엔 가자미과의 생선이라고만 나와 있다-와 sole -넙치라고 하는 데도 있고 가자미라고 하는 데도 있다-을 구분해서 팔더라. 뭐가 뭔지는 몰라도 먹을 줄은 아는 나에게 튀르보는 살이 좀 쫄깃하고, 솔은 살이 야들야들 보드랍다는 차이가 있다.

나도 제대로 생선 구분 좀 해 보고 싶어서 위키피다아http://en.wikipedia.org/wiki/Flatfish에서 납작고기 분류표를 보다가 포기했다. 한국어명과 정확하게 대응관계도 아닐테고.


생선이 남아서 다음 날 노는 평일에 혼자 점심으로도 만들어 먹었다. 프로슈토는 전날 다 써서 냉장고에 있던 베이컨으로 말아봤는데, 호주 베이컨은 투명할 정도로 두께가 얇은 미국 베이컨과 달라서 잘 안 말리는 건 물론이고 육질이 너무 두툼해서 베이컨의 맛과 질감이 생선을 압도하는 바람에 별로였다.



호주 베이컨 - 미들 래셔 middle rasher (위), 숏컷 short cut (아래)

친구에게 선물 받아 읽고 있는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에 빌 브라이슨은 이런 호주의 베이컨을 찬양하며 다음과 같이 썼지만, 나는 이런 베이컨 반댈세!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은 아침식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침식사의 핵심은 탁월한 베이컨이다. 영국의 말린 베이컨이나 미국에서 흔히 먹는 바삭바삭한 스트립과 달리 오스트레일리아의 베이컨은 가공 처리가 덜 되고 육질이 많으며 정말 푸짐하다.
- 빌 브라이슨,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 In a sunburned country 中

최근 이렇게 계속 밥 먹을 때 술을 한 잔씩 했는데 위장병이 도져서 (그래놓고 아 생활에 별다른 변화도 없는데 왜 도졌을까? 이러고 있었다) 의사한테 혼나고 자제하기로 했다. 술, 특히 맥주와 레드 와인은 마시지 말고, 식사 중 음주는 절대 금물이라고 해서 슬프다. 왜 이렇게 하지 말라는 거, 먹지 말라는 게 많아 ㅠ.ㅠㅠ 이제 양파와 배추, 양배추도 먹지 말라고하고...배추랑 양배추는 안 먹고도 살겠지만 양파는!!!! 볶아 먹고 구워 먹고 조려도 먹는,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양파는!!!! OTL

마지막은 연어구이. 연어는 소금간을 해서 버터를 두른 팬에 껍질 째 굽고, 줄기콩(?) 채두(?)(haricots verts/french beans)는 소금물 증기에 살짝 찌고, 감자는 삶아서 칼등으로 눌러 뭉갠 후 기름기 없는 팬에 겉면을 노릇하게 구웠다.

프랑스 줄기콩은 어리고 가늘 수록 맛있는 건데 (프랑스에서는 가는 것fin, 더 가는 것extra fin등으로 등급이 매겨져 나온다) 시드니에서는 싱싱한 건 다 너무 굵다. 굵으면 물맛? 풋내?가 나고 야들야들하지 못해서 아쉬운대로 주로 냉동 중에 baby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것 중에서도 가장 가는 걸로 골라 사다가 (그래도 프랑스의 fin보다 더 굵고 extra fin에서는 백만광년 떨어져 있다), 어느날 동네 가게에 냉동이 아니면서도 좀 가는 게 나왔길래 듬뿍 사 왔는데, 심봤다. 오랜만에 신선한 줄기콩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소금만 살짝 뿌려서 먹어도 좋고, 버터를 약간 녹여 먹어도 맛있다. 줄기콩은 덜 익으면 딱딱하고, 너무 푹 익으면 씹히는 맛이 전혀 없고 색도 예쁘지 않은데 이 날은 완벽하게 익었다. 찌는 게 데치는 것 보다 나은 것 같다. 그러나, 더 사 먹고 싶었는데 그 날 이후로 지금까지 자취를 찾을 수가 없다.

각종 줄기콩과 깍지콩은 맛있고 예쁘고 다 좋은데, 생콩을 사면 꼭지를 따고 여밈 부분?의 질긴 섬유질을 벗겨내며 콩깍지를 다듬어야 한다. 나는 이 일을 귀찮아하는데 얼쑤는 이 작업을 마다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좋아해서(어릴 때 온 가족이 모여서 요리할 때도 자기가 했다고) 나는 편히 먹기만 하면 된다.

소스는 두 명이서 크림 파스타 세 번 해 먹고도 남은 크렘 프레쉬 처치를 위해 크렘 프레쉬, 레몬즙, 화이트 와인 등을 넣고 만든든 크림 소스. 뭔가 더 들어갔던 것도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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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하는 포스팅인데 게으르게 음식 사진 방출 ㅋㅋㅋ

게으르다, 요즘. 가능하다면 침대에서 나오고 싶지 않을 정도다. 겨울탓을 하련다.

시드니의 겨울은 정말 여름이라는 계절이 있긴한가 싶을만큼, 지난 여름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길다. 6, 7월, 춥고, 어둡고, 차가운 비가 내리고, 지난한 두 달이 겨우 가고, 8월엔 이제 그만 끝날만 한데 봄이 오려면 아직 멀었고 일교차는 10도가 넘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울해 질 정도다. 오늘은 일교차는 무려 16도가 나지만 다행히 해가 쨍.

이글루스 가든 - 혼자 살며 음식 해먹기

덧글

  • Agave 2012/08/04 16:27 # 답글

    어헐 뭔가 광활한 기상이 느껴지는 호주 베이컨이네요. 지방도 적어뵈고 거의 통 햄에 가까운 것 같은데요..? 부위가 다른 것 같아요. 삼겹부위가 아니라 목살 같네요? 저는 베이컨 얇은 것 보단 두꺼운 걸 좋아하지만 지방이 많은 게 좋아요! ㅎㅎㅎ 전 라드도 빵에 발라 잘 먹고 비계 튀겨서 스낵도 만들고(...) 그렇게 쌓아둔 제 뱃살로 베이컨 만들어면 제 취향일 거에요 아마!
  • 취한배 2012/08/04 18:23 #

    저 동그란 살코기, loin(혹은 "eye") 부분만 있는 건 숏 컷 베이컨이고, 거기에 미국 베이컨처럼 긴 삼겹(lasher)이 이어지는 게 미들 베이컨이예요. 이런 식으로 http://farm5.static.flickr.com/4138/4811652518_9c16b35f72_o.jpg, http://4.bp.blogspot.com/_L6cKvcOkpSk/SmhG88HqS9I/AAAAAAAAAhk/aUZ7EUMq_0k/s400/jalapeno+bacon+wraps+036.jpg.

    래셔 부분은 삼겹 부위인데 동그란 부분은 어느 부위인지 모르겠음. 등심이라고 들은 것 같아요. 아, 그리고 미국 베이컨은 린드(껍질) 부분을 벗겨서 나오는 것 같던데 호주 베이컨은 따로 rindless라고 나오는 게 아니면 다 껍질 부분까지 붙어서 나와요. 쫄깃한 바로 그 돼지 껍질. 전 안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사람도 많더라구요. 쏘이님처럼 비계 튀긴 것(여기선 pork crackling이라 부름)도 좋아하는 사람 많죠, 광동식 죽에 토핑으로도 나오고 타이 가게에도 스낵으로 팔고, 모던 프렌치, Mod Oz 같은 퓨전 퀴진에도 쓰고... 전 얇고 바삭한 건 좋은 데 도톰하고 질깃한 건 별로.

    정육점이나 슈퍼마켓에서는 미들 베이컨을 팔지만, 카페 같은 데서 베이컨이 들어간 음식을 시키면 십중팔구는 숏컷이라서, 호주 맥도널드 베이컨 앤 에그 광고 (http://www.youtube.com/watch?v=91Y14yFgbGU) 보고 깜놀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ㅋㅋ '베이컨은 바삭하게 익혀야지! 아니 근데 저건 베이컨이 아니라 햄이잖아!'라는 코멘트도 달려있고. 온라인에서 호주에 온 미국 사람들이, '베이컨을 달랬는데 구운 햄이 나왔어 WTF!' 'Australian Bacon = WRONG' 이라거나 '우왕 호주 베이컨엔 eye도 붙어있어. 미국에선 왜 이 부분을 빼먹는 거야 억울해!' 라는 이야기 하는 거 많이 봤어요 ㅋㅋㅋ Australian bacon vs American bacon 이런 것도 많고 ㅋㅋㅋ

    저도 기름기가 많은 래셔를 좋아하는데, 아주 얇아서 비치는, 바삭하게 익혀 먹는 미국식 베이컨 래셔가 젤 좋아요! 두꺼운 거는 아예 두툼한 라르동이 좋고, 호주 베이컨은 너무 고기고기해서 취향이 아님 ㅠ.ㅠ
  • lajument 2012/08/04 17:15 # 삭제 답글

    .한국은너무더워서힘들어요. 숙면해본지가언젠지기억이안납니다.... 추운ㅜㅜ날씨에 건강하세요! 요리도모두맛있어보여요ㅎ
  • 취한배 2012/08/04 18:09 #

    라쥬망님 오랜만!

    전 추워서 웅크려 자고 일어나면 온 몸이 쑤시네요 하아 침대 옆에 둔 전화기와 안경이 축축할 정도로 습해서 기분도 나쁘고 ㅠ.ㅠ 전 더위는 별로 안 타는데 추위엔 너무 취약해요. 남자다운 체지방률 때문이려나 꼬꼬마스러운 덩치 때문이려나...OTL
  • 2012/08/04 17:37 # 답글

    아, 무기력증 여기에도. ㅠㅜ
    기분이 자꾸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바닥을 칠려고 하는데, 오늘 날씨가 좋아서 낮에 친구랑 밖에서 와인 한 잔 시켜놓고 노닥거리니 조금 나아졌어요. 퇴근 후 집에 오면 칠흙같은 어두위에, 아침에는 항상 축축하게 대지는 젖어있고 비도 내리곤 해서 조깅하러 나가기도 힘들고..
    그냥 '출근- 일 - 퇴근- 저녁 - 침대에서 아이폰으로 웹서치 - 잠' 이 생활이 반복되니까 너무 막 공장에서 찍어낸 기계 같은 그런 느낌.. ㅠㅜ 무기력증.
    그나마 시드니는 멜번보다 날씨 좋잖아요. 여기는 런던 저리가라 할 정도로 우울하게 칙칙한 날씨. 아 겨울이 어찌나 긴지
    진짜 날씨 하나로 정망 이렇게 진이 빠질 정도로 무기력증이 오는지 궁금할 정도예요 ㅠㅜ

    아 flounder는 엄마가 오셨을 때 가자미인 줄 알고 사서 조림를 해주셨는데, 먹다보니 뭐 저는 구별 못 하고 광어 같다고 그러시네요. 계속 의아해하시다가 마지막으로 결론내린 것. ㅎㅎ
    베이컨은.. 다행히 전 베이컨을 안 좋아하기에 망정이지, 아 이제 기억속에 얇고 야들야들 바삭거리는 베이컨의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예요. 하하,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말이, 당연 안 된다는거 ㅠㅜ
  • 취한배 2012/08/04 18:15 #

    시드니 날씨 안 좋아요 ㅠ.ㅠㅠ 춥고 습하고 어둡고 바람은 쌩쌩 불고 비도 많이 오고 ㅠ.ㅠ 겨울 내내 감기 달고 사는 듯. 아주 날씨 때문에 징징거리는 것도 지겨워요 아오 ㅋㅋㅋ 너무 우울해 ㅠ.ㅠㅠ

    빨리 여름이 와서 윈드서핑도 인도어 클라이밍도 다시 하러 다니고 퇴근하고 필라테스랑 수영도 하고 싶고 ㅠ.ㅠ 무엇보다 반팔 입고 슬렁슬렁 돌아다니다 공원에 앉아서 노닥거리고 싶어요.

    오 flounder는 광어? 밀가루 솔솔 뿌려 껍질 바삭하게 구워서 레몬만 곁들여 먹으면 맛있죠 >.<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말이 불가능 ㅇㅇ. 한 번 해 보다가 이쑤시개로 고정 시켜도 안 되길래 그냥 따로 구운 적이 있습니다 ㅋㅋ 두툼한 생선도 겨우 말았어요. 말았다기 보단 접어 얹었음 ㅋㅋㅋㅋ
  • Agave 2012/08/05 01:24 #

    한국장에 광어 파는데 영문명이 flounder에요! 맞을거에요!
  • 취한배 2012/08/05 10:31 #

    오, 두 분 감사해요! 그럼 그건 광어, sole 은 가자미, turbot는...넙치? 도다리? 려나요?
  • 레드피쉬 2012/08/04 19:54 # 답글

    -_-;;여긴 여름이예요ㅎㅎ먹을건 많은데 더워서 안땡기네요;;
  • 취한배 2012/08/04 20:40 #

    많이 더운가봐요. 많이 더울 땐 저는 맵고 짜고 달고 뜨거운 음식은 안 먹히고, 샐러드와 샌드위치, 쥬스가 무한 땡기더라구요! 콜드 파스타도 잘 들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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